"단순 가격안정으론 만족 못해" 신년사 이어 또 강한 의지
"檢권력 여전히 막강, 그래서 개혁 중요"…윤석열은 신임
◆ 文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할 기자를 지목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당초 예정됐던 90분을 훌쩍 넘겨 105분 동안 진행됐다. [이충우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부동산 대책이 오랜 세월 그대로 효과가 계속 간다고 볼 수 없다"며 "지금의 대책이 실효를 다했다고 판단되면 보다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놓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대책과 관련해 강도 높은 추가 대책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일부 지역은 정말 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만큼, 위화감을 느낄 만큼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었는데 가격 상승은 원상회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해서 부동산 안정을 위한 강력한 대책 필요성을 강조했고, 지난해 말 12·16 대책이 나왔다.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은 보다 다양한 규제 카드를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일단 부동산 투기를 잡고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며 "단순히 더 이상 가격이 인상되지 않도록 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검찰개혁을 국정 최우선 과제 중의 하나로 추진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신뢰'와 '경고' 두 가지 메시지를 동시에 보냈다. 문 대통령은 "인사에 대한 의견을 말해야 할 검찰총장이 '제3의 장소에 인사명단을 가져와야만 의견을 말할 수 있겠다'고 한다면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그야말로 초법적 권한, 권력을 누린 것"이라며 "검찰 수사권이 존중돼야 하듯이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의 인사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검찰 '인사 파동'과 관련해 검찰이 구태에 빠져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언급에 검찰 일각에서는 '법무부가 인사의 큰 틀을 제시해야 검찰에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검찰을 몰아세우고 있다고 반발했다. 문 대통령은 "그 한 건(인사 파동)으로 윤 총장을 평가하고 싶지 않다"며 신임 의사를 동시에 밝혔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에 대해 "엄정한 수사, 권력에도 굴하지 않는 수사, 이런 면에서는 이미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같이 두 가지 메시지를 동시에 보낸 것은 윤 총장이 보다 긴장하고 검찰개혁을 추진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검찰 권력은 여전히 막강하다"며 "그래서 개혁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독자적인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 간에도 이제는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않고 남북 협력을 증진하면서 북·미 대화를 촉진해나갈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한된 범위 안에서 남북 간에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서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유엔 제재에 대한 예외·면제 승인을 받아 교류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이 아직 대화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있는 점에 주목하며 조속한 미·북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박용범 기자 / 김성훈 기자]
출처: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sec&oid=009&aid=00045005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