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 체제로 전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된 OCI가 결국 군산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회사 전체 매출의 20% 가량을 담당해 왔던 군산공장을 가동 중단이라는 강수를 두면서 수익성 제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OCI는 11일 이사회를 통해 군산공장의 가동을 오는 20일부터 중단한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1, 2, 3공장으로 구성된 군산공장 설비 중 1공장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 체제로 설비 보완 작업을 통해 올해 5월 재가동할 방침이나 2, 3공장은 사실상 무기한 가동 중단에 들어간다. OCI 관계자는 "2, 3공장은 추후 재가동 시점이 결정되면 별도 공시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특히 OCI가 국내 폴리실리콘 1위 제조사로 발돋움할 수 있던 기반이 된 곳이 군산공장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가동 중단에 대한 업계의 주목도가 높다. OCI는 군산공장에서 태양광의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제조해 왔으며 그간 연간 약 68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내며 회사 전체 매출의 일부를 담당해 왔다.
OCI 군산 공장 가동 중단의 원인으로는 폴리실리콘 업황 악화가 꼽힌다. 지난해 폴리실리콘 시황은 폴리실리콘을 만들어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8년 말부터 손익분기점을 하회하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도 업황이 개선되지 않았다. 중국의 태양광 보조금 정책 등 자국 내 산업 키우기 여파로 공급이 과잉된 게 원인이다. 지난달 고순도 폴리실리콘 가격은 ㎏ 당 7.12달러 수준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OCI는 지난해 적자 전환이라는 굴욕을 맛보게 됐다. OCI는 이날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1807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매출도 2조60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3% 감소했으며 당기순손실은 8093억 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수익성은 지속해서 악화되고 있다. OCI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643억 원으로 전년 동기(432억 원 손실), 지난해 3분기(564억 원)보다 모두 손실폭이 늘어났다. 폴리실리콘 1위 제조업체인 만큼 폴리실리콘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에 영업손실 폭은 시간이 지날수록 지속해서 높아지는 양상이다.
한편 OCI는 군산공장 가동 중단이 뼈아프지만 일단 가동 중단을 통해 원가를 25%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여전히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군산 공장을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제조에 집중하게 하는 등 생산 이원화를 통해 불황을 타개하겠다는 전략이다.
OCI 관계짜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을 담당하는 베이직케미칼 사업부문의 적자가 다른 사업 부문의 흑자를 상쇄해 결국 전체 적자로 이어졌다"며 "말레이시아 공장은 올해 지난해 대비 16% 가량 원가절감이 가능할 것 같지만 이를 25%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국내 생산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BizFACT